중국의 배터리 제조사 CATL이 독일 신공장 투자를 강화할 계획을 밝혔다. 미-중 무역전쟁이 심화됨에 따라, 유럽 생산 거점을 더욱 강화하기로 한 것. 유럽산 자동차 브랜드 공략 강화를 위한 포석이기도 하다. 


2018년 7월, CATL은 독일의 튀링겐 주에 첫 해외 공장을 세우기로 확정했다. 2022년부터 14Gwh 생산 체제를 갖추는 것을 목표하며, BMW, 폭스바겐, PSA, JLR 등에 전기차용 배터리를 공급할 계획이었다.


당시 투자 계획은 2억 4,000만 유로(약 3,158억 원) 가량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최대 18억 유로(약 2조 3,690억 원)로 강화할 계획을 밝혔다. 이에 대해 CATL은 “해외 시장의 요구에 맞춰 글로벌 전략을 가속한 것”이라고 밝혔다. 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의 수요 증가를 보면 맞는 이야기다. 


하지만, 미-중 무역전쟁의 심화 상태에서, 유럽과의 우호 관계를 강화하는 목적이 더 뚜렷해 보인다. 중국은 유럽과의 관계 강화를 통해 경제 및 기술 분야 협력을 노린다. 실제로, 지난 2018년 열린 CATL 튀링겐 공장 조인식에는 중국의 리커창 총리와 독일의 메르켈 총리가 자리하기도 했다. 


한편, 유럽연합(EU)에서도 배터리 산업 촉진안을 찾고 있다. 한국, 일본, 중국 등이 잡고 있는 시장에서 변환점을 찾으려는 움직임이다. 올해 5월, 유럽연합, 독일, 프랑스는 전기차 배터리 개발에 최대 60억 유로(약 7조 8,969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에어버스의 사례처럼 유럽을 하나로 묶는 시스템 구축을 이룰 가능성이 높다.


독일과 프랑스 정부 등이 약 12억 유로(약 1조 5,793억 원), 관련 기업이 약 40억 유로(약 5조 2,646억 원)를 투자하는 이번 계획에는, 프랑스의 PSA, 토탈 등이 참여한다. 이탈리아와 벨기에 또한 참여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더 많은 기업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 독일의 보쉬는 올해 1월, 전기차용 배터리를 자체 생산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독일과 프랑스가 가장 먼저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에 나선다. 프랑스의 시범공장에서 2020년 생산을 먼저 시작한다. 2022~2023년에는 독일과 프랑스에 각각 공장을 마련한다. 이들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전환점은 전고체 배터리다. 전기차 산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분야이기 때문. 2025~2026년 전고체 배터리 양산 계획을 세우고 있다. 생산, 개발, 판매를 모두 이을 수 있는 기업과의 연계가 가장 중요해 보인다. 


글 안민희 기자(minhee@drivestory.co.kr)

사진 CATL, 셔터스톡